- 제미나이 인텔리전스 공개, 멀티앱 자동화·램블러·생성형 위젯으로 스마트폰 패러다임 변화
- 노트북 구글북도 동시 공개
구글이 스마트폰을 넘어 일상의 번거로운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AI 에이전트' 시대를 선언했다. 12일(현지 시간) '안드로이드 쇼: I/O 에디션'에서 공개한 안드로이드용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는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사용자의 의도를 읽고 실행하는 지능형 시스템이다.
제미나이 인텔리전스의 핵심은 '멀티앱 자동화'다. 사용자가 여러 앱을 오가며 조작하지 않아도 AI가 화면의 맥락을 이해하고 복수의 단계별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호텔 로비에서 본 투어 팸플릿을 사진으로 찍은 뒤 "익스피디아에서 이런 6인용 투어 상품을 찾아줘"라고 말하면, 제미나이가 백그라운드에서 앱을 실행해 조건에 맞는 상품을 탐색하고 예약 직전 단계까지 진행한다. 사용자는 진행 상황을 실시간 알림으로 확인한 뒤 최종 확인 버튼만 누르면 모든 과정이 완료된다.
메모 앱의 장보기 목록을 배달 앱 장바구니에 자동으로 옮기거나, 이메일로 받은 강의 계획서를 분석해 필요한 교재를 온라인 몰에 담는 작업도 가능하다. 제미나이는 사용자의 명령이 있을 때만 작동하며 작업 완료 후 즉시 멈추는 통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음성 인식 기술도 한 단계 진화했다. 새로 도입된 '램블러(Rambler)' 기능은 사용자의 실제 말하는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음", "아" 같은 추임새를 넣거나 "수요일 말고 목요일, 장소는 거기 말고 에이미네 피자집으로"처럼 말을 중간에 번복해도 맥락을 놓치지 않는다. 장황하고 꼬인 음성에서 핵심만 골라내 간결한 메시지로 즉각 변환한다. 다국어 모델을 탑재해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써도 뉘앙스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강점이다.
개인화 서비스는 '크리에이트 마이 위젯' 기능을 통해 진화한다. 사용자가 "매주 고단백 식단 레시피 세 가지를 추천해 줘"라고 자연어로 설명하면,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즉석에서 맞춤 대시보드를 생성한다. 풍속과 강수량만 필요한 사이클리스트를 위해서는 정확히 그 정보만 표시되는 날씨 위젯이 만들어진다.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미래로 제시한 생성형 UI 개념의 첫 실제 사례다.
웹 브라우징 경험도 대폭 개선된다. 다음 달 말부터 안드로이드에 도입되는 '제미나이 인 크롬'은 현재 보고 있는 페이지를 요약하거나 페이지 내용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개인 AI 브라우징 어시스턴트다. 캘린더 일정 추가나 지메일 검색 같은 구글 앱 연동 작업도 한 번에 지원한다.
에이전트형 브라우징 기능인 '오토 브라우즈'는 번거로운 작업을 자동화한다. 공연 예매 기록을 바탕으로 주차 공간을 자동 예약하거나, 반려동물 사료 주문을 자동으로 업데이트하는 식이다. 온디바이스 AI 모델 '나노 바나나'가 결합돼 웹상의 이미지를 인포그래픽으로 변환하거나, 인테리어 사진에 가구 배치를 합성하는 작업도 브라우저 내에서 즉시 처리된다.
다른 생태계와의 연결성도 크게 강화됐다. 구글은 '퀵 쉐어'가 애플 '에어드롭'과 호환되도록 설정했다. 기존에는 픽셀폰 사용자만 아이폰과 파일을 공유할 수 있었으나, 이제 삼성, 오포, 샤오미, 아너 등 주요 안드로이드 제조사로 확대된다. iOS에서 안드로이드로 비밀번호, 사진, 메시지, 앱, 연락처는 물론 홈 화면 레이아웃과 eSIM까지 무선으로 이전할 수 있는 전환 시스템도 전면 개선됐다.
차량용 안드로이드 플랫폼 '안드로이드 오토'도 대폭 업그레이드된다. 3D 기반 '이머시브 내비게이션'은 건물·지형·교량을 3D로 표현하고 차선·신호등·표지판 정보를 실시간 반영해 복잡한 교차로 안내 정확도를 높인다. 주차 중에는 유튜브 영상을 차량 디스플레이에서 60fps 풀HD 고화질로 시청할 수 있으며, 주행 시작 시 자동으로 오디오 모드로 전환된다.
'매직 큐' 기능은 운전 중 친구가 문자로 주소를 물을 때 캘린더·이메일·메시지 내용을 종합 분석해 자동 답장을 제안한다. "평소 먹던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해줘"라고 말하면 음식 주문 앱과 연동해 픽업 주문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구글은 AI 노트북 '구글북'도 동시에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와 크롬 OS를 결합한 신규 노트북으로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를 핵심으로 한다. 대표 기능인 '매직 포인터'는 사용자가 커서를 흔들기만 하면 제미나이가 화면 맥락을 이해해 일정 생성이나 이미지 조합 등 관련 작업을 제안한다. 이메일 속 날짜 위에 커서를 올리면 일정 등록을 제안하고, 거실 사진과 새 소파 이미지를 동시에 선택하면 두 이미지를 즉시 합성해 시각화한다.
베를린 가족 모임을 준비한다고 입력하면 제미나이가 항공 정보, 호텔 예약, 식당 정보, 카운트다운을 한 화면에 묶어 개인 대시보드를 만든다. 스마트폰 연동도 차별점으로, 노트북에서 작업하다가 폰의 음식 배달 앱을 호출해 주문을 끝내고 다시 작업 화면으로 돌아올 수 있다.
디지털 웰빙 기능 '포즈 포인트'도 추가됐다. 사용자가 습관적으로 앱을 열 때 10초간의 짧은 멈춤 시간을 제공해 본래의 목적을 되새기게 한다. 기능을 해제하려면 휴대전화를 다시 시작해야 할 정도로 강력한 설정이다.
제미나이 인텔리전스와 새로운 기능들은 올여름 삼성 갤럭시 S26과 구글 픽셀 10 시리즈를 시작으로 안드로이드 기기 전반에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구글북은 HP, 델, 에이서, 에이수스, 레노버 등 주요 PC 제조사와의 협력으로 올 가을부터 공급된다.
사미르 사맛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 부문 사장은 "안드로이드는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플랫폼이자 전 세계 수십억 명에게 최신 기술을 선사하는 데 초점을 맞춘 플랫폼"이라며 "에이전트형 제미나이의 시대를 맞아 안드로이드는 사용자의 의도를 행동으로 옮겨주는 더욱 강력한 인텔리전스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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