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에서 경영자로 변신, 부회장 5년간 매출 4배 성장 견인
'불닭의 어머니'로 불리는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6월 1일자로 회장으로 승진한다. 삼양식품은 15일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김정수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창업주의 맏며느리였던 그는 1998년 경영에 뛰어든 이후 2012년 불닭볶음면을 개발해 K-푸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메가 브랜드를 만들었다.
1964년생으로 이화여대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한 김 부회장은 고(故)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의 맏며느리로, 1994년 전인장 삼양식품 전 회장과 결혼해 평범한 전업주부로 생활했다. 1998년 IMF 외환위기로 삼양식품이 유동성 위기를 겪자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2001년 영업본부장, 2002년 부사장, 2010년 총괄사장을 역임한 그는 2011년 '나가사끼 짬뽕'으로 하얀국물 라면 돌풍을 일으켰다.
불닭볶음면의 탄생은 우연에서 비롯됐다. 2011년 초 김 부회장은 명동의 한 매운 음식점에서 젊은이들이 땀을 흘리면서도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즐겁게 먹는 모습에서 영감받았다. 이후 마케팅 부서와 연구소 직원들과 함께 1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쳐 한국인이 선호하는 매운맛을 구현한 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출시 초기 세간에서는 "너무 맵다"는 평이 나왔지만, 김 부회장은 불닭볶음면의 정체성인 매운맛을 포기하지 않고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초기 2년간은 반응이 크지 않았으나 2014년 영어권 유튜브를 중심으로 '파이어 누들 챌린지' 열풍이 불면서 본격적인 성공 발판에 올랐다.
그러나 2020년 횡령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경영에서 물러났다가 같은 해 법무부로부터 취업 승인을 받아 총괄사장 직함을 되찾았고, 이듬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부회장 취임 당시인 2021년 6,420억원이었던 매출은 2025년 2조 3,517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10%에서 22%로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대 성장했으며, 매출 3조원 달성도 현실적인 전망이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을 내수 의존적인 기업에서 수출 주도형 기업으로 변모시켰다. 2016년 불닭볶음면이 유튜브를 통해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자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 불과 2년 만에 80여개국에 판로를 뚫었다.
해외 매출은 2016년 930억원에서 2025년 1조 8,838억원으로 9년 만에 약 20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비중은 26%에서 80%로 대폭 확대됐다. 삼양식품은 2017년 1억 달러, 2018년 2억 달러, 2021년 3억 달러, 2022년 4억 달러, 2024년 7억 달러, 2025년 9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며 한국 라면 수출의 약 60%를 담당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 진출 과정에서 현지화 전략을 철저히 추진했다. 일본 시장에서는 편의점 중심의 고회전 유통 구조에 맞춰 제품 규격과 회전 전략을 최적화하고, 동남아 및 중동 지역에서는 할랄 인증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미국 시장에선 대형 유통 채널과의 전략적 협업을 강화했으며, 중국 시장에선 현지 생산 기지 설립을 추진했다.
생산 인프라 확충도 주도했다. 밀양공장 1·2공장은 총 투자비 4,200억원으로 2022년 5월과 2025년 6월에 각각 준공했으며, 연간 최대 13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착공에 들어간 중국 자싱공장은 8개 라인에서 연간 11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어 2027년 완공 시 해외 실적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과는 국가 차원의 공적 인정으로 이어졌다. 김 부회장은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장관표창을, 2025년에는 식품 수출 확대와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올해는 여성 경영인으로는 최초로 한국경영학회 선정 '대한민국 경영자 대상'을 수상했다.
삼양식품은 이번 승진이 글로벌 사업 확대에 맞춰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지역·국가별 전략 강화를 위해 현재 건설 중인 중국 자싱공장 외에도 지역별 연락사무소 설립 등 추가 사업 기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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