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상공인들 "육아휴직·출산휴가 사각지대" 현장 애로 청취
- 지방정부와 협업 방식 추진

중소벤처기업부는 여성·청년 소상공인의 출산·육아 부담 완화와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현장 의견 수렴에 나섰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사업장에서 '여성·청년 소상공인 출산·육아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출산·육아와 생업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봄 공백과 경영 애로를 청취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기부가 추진하는 '소상공인 사회안전망 시리즈 간담회'의 첫 행사로, 여성·청년 소상공인과 육아 정책 전문가,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앞서 한 장관은 1인 여성·청년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쿠키 전문점과 공방 등을 방문해 현장 애로를 청취하고 골목상권 현장을 점검했다.
참석한 소상공인들은 자영업자에 대한 양육 지원책이 전무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윤수 지니더바틀 대표는 세 아이를 키우며 1인 여성 소상공인으로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현실적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는 "대기업은 육아휴직 제도가 정립됐지만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내는 것이 아직도 눈치가 보인다"며 "직원의 공백이 생기면 인력의 20%가 빠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출산·육아기 소득 공백 보전과 돌봄 지원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소상공인은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에서 소외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정봉규 에프이에이티 대표는 "아내와 함께 카페를 공동 경영하고 있는데 매장에 있는 시간이 12시간이 넘다 보니 아이를 케어하는 게 가능하지 않다"라며 "아기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만 있고 현실적으로는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직장을 다녔으면 육아휴직도 있고 출산휴가를 받을 수 있는데 말만 사업가, 자영업자지 근로자의 역할도 같이 가져가는데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제한된다"라고 덧붙였다.
장미화 플랜제이 대표는 "파티플래너 사업 3년 차에 아이가 생겼으나 만삭 때까지 출장을 다녔고, 아기가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몸이 회복되기도 전에 출장을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일을 하면 할수록 몸을 돌보기 힘들고 제대로 회복을 못 해 몸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얼마 전 육아휴직을 쓴 사람 대상 아이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는 문자가 왔는데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소외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육아휴직 제도는 고용보험 기반의 임금근로자 중심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자영업자는 전체 취업자의 약 19.6%를 차지하는 주요 경제 주체지만, 고용보험은 임의가입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가입률이 0.8%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는 출산이나 육아로 일을 중단할 경우 곧바로 소득 공백에 직면하는 구조다.
한성숙 장관은 "그간 사회안전망이 근로자 중심으로 설계돼 일하는 모든 사람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여성·청년 소상공인이 아이를 키우면서도 안심하고 생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육아 돌봄과 가게 운영을 함께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기업들에서는 출산, 육아 관련한 지원금을 회사와 정부가 함께 부담하는 구조인데 정부에서 회사 부담분까지 모두 지원하기에는 재원 부분에서 한계가 있다"며 "중기부 혼자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지방정부와 중기부가 협업하는 방식으로 풀어낼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기부는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휴·폐업 부담 완화 간담회(2차), 소상공인의 건강·노후 안전망 간담회(3차) 등 사회안전망 시리즈 간담회를 차례로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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